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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최근 들어 떠오르는 별, 베트젬이란 논객이 어제 "투자의 십계명"을 썼다. 말레이지아 쿠알라 룸프 어디 쯤에서 포스팅되는 글이다... 그곳은 국제금융의 도시국가 싱가포르, 앵글로 색슨의 탐욕과 중국 화교의 무자비가 절묘하게 결탁된 이 세상에서 가장 살고 싶지 않은, 그러나 징그럽게 가장 아름다운, 완벽한 시대착오증과 정신분열증의 민주 독재 국가, 현대의 아테네로 부터 멀지 않은 신자유주의 식민지의 땅이다. 베트콩이나 베트남이 아닌 베트젬의 글은 그 땅을 닮아 있다. - 물론 아이피가 말레이지아 어디라고 해서 글을 쓴 사람이 꼭 그곳에 살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서울의 어느 "하노이의 아침" 쯤 되는 식당 근처 사무실일 수도 있겠지 - 미네르바가 한창 숨바꼭질 할 무렵에도, 스파르타라는 필명의 인물이 말레이지아로 부터 글을 쓰고는 했다. "님의 향기"... 를 그리워 하며. 베트젬의 글도 무슨 또 사건의 전초가 되는 것인지... 베트젬의 "십계명"을 그가 가진 경제의 종교관이라고 치부해줄 수 있다. 중국과 일본과 영국과 금융의 식민지 말레이지아와 같은 정글 속에서 어렵게 살아날 수 있었던, 그의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있는 글이라고도 그렇게 칭찬해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글의 원초적 개인주의는 아키히로 조중동의 그것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에 물가상승이 존재하는 한 양극화를 막을 길은 거의 없습니다. 양극화의 위험으로 부터 자기 가정을 지켜내는 방법은 하루라도 빨리 윗방으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집단지성, 즉 앎과 삶의 공유를 내세우는 21세기의 아고라에서 어떻게 인간이 인간에 대해 늑대라는 - Homo homini lupus - 이런 홉스적 사고관이 여전히 받아들여져야만 하는지... 아니, 뉴타운 공약에 환호하는 아줌마들과, 그린벨트 해제에 춤을 추는 늙은 농부의 서울 사는 자식들과, 원어민 영어발음 만들어주겠다고 제 새끼 혓바닥 자르러 강남의 성형외과 앞에 줄을 서는 엄마들과... 아니, 아고라인이 그네들 보다 더 열광하며 이웃을-밟고-윗방으로-올라가자 라는 거짓 전도사의 설교 앞에서 할렐루야를 외칠 수 있다는 말인지! 하기야 베트젬은 마키아벨리를 찬양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하는가? 양극화. 저 아래 쪽으로 떨어지지 않겠다고 남을 밟고 올라간다면 - 더구나 건강한 노동이 아닌 어두운 투기의 요술로 - 그러면 나에 의해 밀려 떨어지는 사람은 무엇이 되며, 그런 광란의 경쟁 자체가 바로 양극화임을 아는가 모르는가? 경제학에 극장의 파라독스 였던가... 그런 예가 있다. 한 사람이 극장에서 잘 안 보인다고 일어서면 뒷 사람들은 모두 연쇄적으로 엉덩이를 들어야 한다. 파티장에서 잘 안들린다고 한 사람이 목소리를 높이면 다른 사람들도 줄줄이 목이 아파지고 나중에는 모두 고함을 질러도 대화가 불가능해진다. 완전경쟁이 완벽한 파레토 최적이 아니라 왜 완벽한 파국을 몰고 오는지는 게임이론에서 용의자의 딜렘마가 증명해준다. 그것을 "구성의 오류"라고 한다. 즉 "나"와 "우리", "하나"와 "모두"의 원리는 같으면서도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사회는 나 하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러면 밟혀서 죽으란 말이냐? 이렇게 반문하겠지. 그러면 밀려 떨어져서 극빈자로서 파지나 주으며 겨우 살란 말이냐고... 이민이나 가버리자고 내뱉는 미네르바의 주장처럼, 빨리 윗방으로 올라가자는 베트젬의 말은 너무나 현실적일 수도 있다. 현실에 짓눌린 우리 "천민"들의 귀에 마음에 너무나 솔깃하며 너무나 와닿을 수 있는 말이다. 남들도 다 불법을 저지르는데 나만 않으면 혼자 바보지... 그러나 현실은 진리가 아니며 우리의 후세에게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현실주의는 천사의 탈을 쓴 악마의 이기주의일 뿐이다. 어떻게 "투기하라"가 "투자하라"라는 말로 슬며시 둔갑할 수 있나. 국민총생산의 겨우 6%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제 인구는 1%도 안되겠지) 부동산 주식 환 투기 기생충들의 허영심을 위하여 모든 정책과 모든 경제의 지식이 모독되고 희생되어야 하는가? "투기는 당연히 음모와 사기에의 배팅"이겠지만, 그러나 투자는 우리의 미래를 건설하는 행위이다. 투자는 실제로 공장을 짓고 학교를 세우고 사람을 키우는 행위이다. 실물행위가 동반되지 않는 소위 금융상품의 교환행위는 - 그 얼마나 돈벌이의 액수가 크고 그 얼마나 영웅시되던 간에 - 다만 도박이다. 이른바 자유주의의 양극화는 시장주의 도박에 의해 극복될 수 없다. 양극화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오늘날 사회민주주의의 건설이다. ▪ 교통 통신 교육과 주요금융 기간산업의 국유화, ▪ 재벌의 해체, ▪ 정의로운 조세제도의 확립과 확대, ▪ 남북 통일, ▪ 해외 의존에서의 탈피, ▪ 남을 침략하지도 내가 침략받지도 않는 외교적 중립과 경제적 독립... 이 간단한 것들이 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촛불을 들고 노무현의 죽음 앞에서 한 마음 한 뜻이 되었던 우리 대한 국민의 컨센서스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도박은 금지되어야 한다. 인간의 태생적 약함 때문에 도박이 금지되지 못한다면, 도박은 제한되어야 한다. 도대체 화투짝 같은 증권 외화 쪽지나 이리저리 돌려대면서 돈 좀 벌었다고, 돈 좀 벌겠다고, 돈 좀 벌게 해주겠다고, 거들먹거리며 거짓말이나 쳐해대는 저 꼴불견의 떼거리들을 이 아름다운 땅에서 모조리 쫒아내는 방법이 없을까... "투기의 애벌레"들을 위한 베트젬의 위험한 "십계명"은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작지만 예쁜 책을 떠올린다. 오늘 금요일 아침, 친구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그 어느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의 이론보다도 더 심오한, 진정한 정치경제학의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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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원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
 나무를 심은 사람 |
